역사적으로 낮은 채권 수익률로 인해 자산 가격

빌 그로스는 “중앙은행은 위기에 처한 실물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인위적으로 시장과 가격을 조작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고장난 필터로 인해 오염된 ‘더러운 기름'이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채권 수익률로 인해 자산 가격이 오르면 투자와 소비가 확대돼 고용창출과 안정적인 물가상승을 이룬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빌 그로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2010년 시작한 양적완화 정책과 다른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이 실물경제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경우가 많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채권은 13조달러(약 1경4400조원)규모에 달하지만, 실물경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경제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 등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생산성이 2015년 대비 마이너스 추세에 진입한 상황에 주목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장기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성장이나 물가상승률, 명목 국내총생산(GDP) 등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일본을 보면 저금리가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선진국들 역시 마이너스 금리 채권과 저금리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의 정상적인 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했고, 기업들은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빌 그로스는 고령화와 반세계화 추세 등이 민간과 기업 투자자들에게 위험 요소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에서만 매년 5000달러 이상의 돈이 금융자산 보유자에게 가고 있다”며 “지금 시대에서는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나 정부의 재정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케인즈 경제학만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자리가 줄어들고 보험료가 높아지며, 연금 혜택이 줄고,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날 것”이라며 “그런 현상이 지속되면 통화의 유동성이 실물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빌 그로스는 끝으로 “중앙은행은 이런 문제의 가능성을 외면하면 안 된다”며 “자동차 오일 필터를 갈지 않으면 엔진이 손상된다”며 “필터를 갈듯이 통화정책 논리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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